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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 과징금 불복소송 2심서 일부 승소
향후 이용자 손배청구 소송서 불리한 근거될듯..개보위 ‘상고’

이스트소프트 로고 (이스트소프트 제공) © 뉴스1
이스트소프트 로고 (이스트소프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이장호 기자 = 소프트웨어 기업 이스트소프트가 회원 16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스트소프트의 개인정보보호 조치가 명확히 미흡했다는 법원 판단이 일부 뒤집힌 것이어서 향후 이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에서 불리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파워볼실시간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판사 이창형 최한순 홍기만)는 이스트소프트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를 상대로 낸 시정조치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지난 4일 판결했다. 개보위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당초 이스트소프트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제기한 이 행정소송은 방통위측이 개인정보 보호 사무가 개보위에 승계됐다며 법원에 피고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개보위가 맡게됐다.

쟁점은 이스트소프트의 ‘접근 통제장치 설치의무’ 위반 여부다. 구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개인정보에 대한 불법적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침입차단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1심 재판부는 “이스트소프트는 기본 방화벽 등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별도로 전문기업이 제공하는 침입차단시스템 및 침입탐지시스템을 설치하거나 두 시스템이 동시에 구현된 침입방지시스템 등 보안장비를 도입하지 않았다”며 관련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Δ이스트소프트가 사용하는 오픈소스 기반 공개용 침입탐지시스템 ‘스노트’ 및 리눅스 센트 운영체제(OS)에서 제공하는 웹 방화벽의 우수성 Δ회사가 보안업체와 원격보안관제서비스 계약을 맺은 사실 Δ2014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주관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인증(ISMS) 인증을 받은 점 등을 들어 “사회통념상 합리적으로 기대 가능한 정도의 침입차단·침입탐지시스템 설치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보위는 기존 시스템과 별도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의 구체적 사양과 기능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어떤 탐지·차단 효과가 있어 어떻게 사전대입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구체적 주장이 결여돼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관련 접근통제장치의 설치의무위반행위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위반행위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며 원고의 취소청구 일부를 받아들였다.

과징금 액수를 산정할 때 이스트소프트가 해커로부터 협박을 받아 2차 사전대입공격을 인지한 직후 스스로 관계당국에 2차 사전대입공격 사실을 신고한 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외에 이스트소프트가 침입차단시스템 등 체계적 운영관리 의무나 개인정보 노출방지 조치 시행 여부에 대해선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방통위는 2018년 3월 중국 국적의 해커가 2017년 6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 이스트소프트의 ‘알패스’ 계정에 등록된 16만6179명의 회원정보를 유출한 것을 확인, 이스트소프트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과징금 1억1200만원과 과태료 1000만원 제재를 결정했다.

알패스는 잊어버리기 쉬운 여러 웹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저장·관리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해커는 자체 제작한 해킹 프로그램 ‘알패스3.0.exe’를 이용해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획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하나씩 대입시키는 ‘사전대입공격’ 방법으로 이용자 정보를 빼냈다.

해커는 빼낸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 사진으로 이동전화를 개통하고 서버 5대를 임대하는 등 범죄에 사용했으며 암호화폐 거래소에 부정 접속해 이용자가 보유 중인 암호화폐까지 출금한 것으로 방통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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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겨냥해 지지층에 결집 메시지..대선결과 관련 언급은 안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부부 [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우선주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 이후 공개활동 횟수를 확 줄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 한 마리를 사면해주는 행사에 참석했다.파워볼게임

그는 연설을 통해 “미국을 위대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군 및 법집행 영웅들에게 사랑을 보낸다”면서 “미국우선주의는 사라져서는 안된다. 미국우선주의 말이다”라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겨냥한 말이다. 매티스 전 장관은 전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공동기고문에서 “미국 우선은 미국 혼자라는 뜻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우선주의를 제거하길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매티스 전 장관을 겨냥, “더 빨리 그를 잘랐어야 했다. 그가 없어진 뒤 최고의 일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우선주의의 강조는 미국우선주의 철폐를 공언한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내놓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회견을 통해 국무장관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의 인선을 소개하고 동맹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우선주의라는 표현을 직접 입에 올린 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거듭 종언을 고한 셈이다.

칠면조 사면식 [UPI=연합뉴스]
칠면조 사면식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드문 시점이라면서도 여러 면에서 아주 좋은 때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거론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로 분투하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결과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선결과에 불복하며 버티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정권이양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승복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내다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옥수수’라는 이름이 붙은 칠면조를 사면했다. 미국에는 추수감사절에 맞춰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칠면조 한 마리를 특별 사면하는 전통이 있다.

사면 행사는 1947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시작했고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1989년 백악관 연례행사로 만들었다.

nari@yna.co.kr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산와·조이크레디트대부 ‘개점 휴업’
SBI·JT저축은행 철수설 ‘일축’..”생각보다 큰 타격 아니다”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중·저신용 서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는 2금융권의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2금융권에 진출한 일본계 금융사가 이번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한국서 철수하게 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법정최고금리가 일본과 동일해져 소액금융(마이크로크래딧) 등 대출 시장의 매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아서다. 파워볼실시간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내린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하 시기는 내년 하반기이며, 금융위원회는 금리인하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신용 서민들을 위해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금융권 및 대부금융,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법정최고금리 인하가 서민금융 축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본계 자금의 철수로 서민금융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 지난 2006년 법정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직후 일본의 금융업체들은 자국 영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영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한국서도 법정최고금리가 20%로 내려갈 경우 앞서 일본의 선례처럼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산와머니는 지난해 3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산와머니는 지난해 3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일본계 대부업체, 사실상 ‘휴업’…“언제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아”

현재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일본계 대부업체는 산와머니와 조이크레디트대부 두 업체가 있다. 해당 대부업체들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각각 1위, 5위인 업체들이다.

하지만 두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전부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상태다. 산와머니의 경우 지난해 3월1일자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으며, 조이크레디트대부도 마찬가지로 올해 1월1일부터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 모두 현재까지는 사업 철수까지는 진행하지 않고 채권회수만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여신사업을 진행하는 금융사가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채권회수만 하는 것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 보니 대부업계에서는 두 일본계 금융의 철수는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산와머니의 직원이 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는 80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이크레디트대부도 신규대출 중단을 진행하면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재 100여명의 직원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업체 모두 철수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수순을 보면 언제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본계 대부 상위권 업체들이 대출을 중단한 만큼 저신용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탈 현상도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국내 철수설을 일축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타격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국내 철수설을 일축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타격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 타격 ‘제한적’…일본계 저축은행 철수설 ‘일축’

저축은행업권에서도 일본계 금융사들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산순위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10위권 이내에 드는 J트러스트 계열 저축은행들이다. 다만 두 업체 모두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 법정최고금리 24%에 해당되는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특히 SBI, JT 두 일본계 저축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이 개인신용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국내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10월 기준 금리 연 18% 이하의 신용대출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의 70%에 달했으며, JT저축은행의 경우 93.6%를 20% 이하의 금리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었다.

다만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고금리 대출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낮추더라도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사별로 방향을 정하겠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다만 고금리 개인신용대출 축소에 따라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탈현상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저신용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이탈 현상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정부가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진행하면서 정책자금의 확대를 약속했지만. 정책자금만으로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하는 금융소외자들을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나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가능성은 낮은 만큼 조달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존 대부업체들이 신규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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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사진=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편집자주] ‘댓글에답하다’는 독자가 올린 댓글을 기자가 취재해 ‘팩트체크’하는 코너입니다.

-무엇을? ‘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법’이 통과된다면, 성폭력 피해 고발도 처벌받나요 

-어떻게? 복수의 성범죄 전문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결과는? 성폭력 피해 고발을 위한 녹음은 처벌받지 않는다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여당에서 발의한 ‘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법’에 대한 찬반 토론이 뜨겁다. 이 가운데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기 위해 녹취한 행위가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성관계 음성 녹음이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불법촬영물의 용도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성범죄로 규정하겠다는 취지다. 현행법은 단순 녹음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카메라 등을 통해 성관계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경우만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휴대전화, 녹음기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녹음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돈을 벌 목적으로 배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음성물로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했다.

해당 법안에 대한 반응은 양극단으로 갈렸다. 24일 오후 8시 기준 국회 입법 예고 홈페이지에는 2만7180개 이상의 의견이 등록됐다. 여성들은 입법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여태까지 불법이 아니었다는 것이 오히려 충격적”, “촬영이 불법임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인데 녹음이라고 크게 다를 게 있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남성들은 무고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어진다며 분노했다. “유죄추정의 원칙이 들어가는 성범죄 문제에서 확실한 증거는 녹음뿐”, “남성을 성범죄자 만드는 법”이라는 비판도 잇달았다.

▲사진=서울고등법원 전경/쿠키뉴스 DB
▲사진=서울고등법원 전경/쿠키뉴스 DB

이 가운데 해당 법안이 여성의 성폭력 고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네티즌이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한 녹음조차 불법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국회 입법 예고 홈페이지에 찬성의견을 낸 한 시민도 “피해자가 녹음 자료를 피해 증거로 제출했을 경우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세부사항도 추가해달라. 역으로 가해자가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돼도 피해자가 처벌받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검사 출신의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법률안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음성’으로 규정한다”라며 “범죄 피해자가 증거 확보를 위해 녹음한 경우는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기 위해 녹음하는 경우가 아니므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도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사유라면 ‘위법성 조각’으로 인정이 돼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 논리로도 그렇다. 부득이하게 긴급한 사유가 있었다면 (카메라를 통한 촬영을 해도)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해자의 무고를 입증할 수단이 없어진다는 우려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오 변호사는 “성관계 시 녹음을 하면 (성범죄의) 무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재판에서는 녹음 여부로 무고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 변호사 역시 “성폭력 여부는 사건 앞뒤 맥락, 양 당사자 간 관계 등을 법원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률안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무엇일까.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 중 재판에서 녹음을 근거로 합의하 성관계를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 변호사는 “남성이 여성을 준강간할 때 여성이 정신이 있었다는 증거로 녹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런 사례를 원천적으로 막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하지 말라는) 경고는 할 수 있겠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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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딜 시대..인재가 없다]
국내 관련 대학원 다합쳐도 졸업생 300명대..인재 기근 악순환
정부 부랴부랴 정원 늘린다지만 수도권 규제에 묶여 공염불 우려
AI논문 등록 건수도 美·日과 10배차..미래산업 경쟁력 벼랑끝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한 학생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실험을 하고 있다. MIT는 지난 2018년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AI 교육 과정을 창설했다.  /MIT 유튜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한 학생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실험을 하고 있다. MIT는 지난 2018년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AI 교육 과정을 창설했다. /MIT 유튜브

[서울경제] #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해 인공지능(AI) 단과대를 설립하며 1조1,000억원(약 1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마련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우수한 교수진을 영입하는 데 쓰인다. 반면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대가 AI 연구와 교육을 위해 조성한 모금액은 수백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급성장하고 있는 AI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가르칠 교수들을 확보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등 신산업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인력난에 허덕이는 가장 큰 이유로 대학교육 문제를 가장 많이 꼽는다. 국내 대학들이 미리 준비를 하지 않아 급성장하는 디지털 신산업에 공급할 인재들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영국·중국 등의 대학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DNA 관련 학과를 개설해 석학들을 교수로 영입하고 관련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국내 대학들은 재정부족·입학정원제한 등을 이유로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IT&Future Strategy’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AI 관련 국내 논문 등록 건수는 37건으로 진흥원이 조사한 7개 국가 중 6위에 그쳤다. 1위에 오른 중국은 440건, 2위인 미국은 405건으로 국내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2014년부터 이어진 논문 등록 추이도 한국은 20~40개 사이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미국은 2014년 248건에서 2018년 405건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학기술 관련 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중국·유럽 등의 학계에서 데이터나 AI 등 신산업과 관련한 논문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관련 학과 자체가 미비하고, 최상위 레벨의 연구인력도 부족해 신산업 분야의 기초부문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톱 콘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해 이른바 ‘AI마스터’라고 불리는 전문가가 전 세계 2만2,400명에 달하지만 한국은 1.8%인 405명에 불과하다. 미국은 1만명, 중국은 2,500명 수준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관련 학과와 대학원을 신설해 인재양성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월 AI대학원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2020년 7개 대학원을 추가로 선정, 지원하기로 했다. 4월 추가 지정된 연세대·울산과학기술원(UNIST)·한양대를 포함해 전국에 총 12개 AI대학원이 운영될 예정이다. 관련 학부도 속속 신설된다. 올해 가톨릭대·서울과학기술대·성신여대·중앙대 등은 AI 관련 학과를 신설해 각각 30~40명 수준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도입해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초원리 등의 교육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국내 AI대학원·데이터대학원 등 특화 대학원 입학 정원은 모두 합쳐 300명 언저리에 불과하다. 신설되는 AI대학원에서 인재가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하는 2025년까지 5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한 관계자는 “DNA 사업 분야는 기술의 흐름과 산업 변화 사이클이 짧아 시기를 조금만 놓쳐도 도태된다”며 “앞으로 5년간 AI 대학원 인재들이 배출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대학들이 1982년에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전체 정원을 제한받고 있는 점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컴퓨터공학과 재학생을 2009년 150여명에서 10년 새 750여명으로 다섯 배나 늘렸다. 하지만 서울대는 2005년 이후 15년째 55명을 유지하다 올해 16년 만에 정원을 고작 70명으로 늘렸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AI와 빅데이터 분야의 급속한 확대로 대학 진학자들의 컴퓨터공학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하고 있는데 국가 차원에서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인력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며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에 대학의 총정원이 꽁꽁 묶여 있는데 정부는 미래 산업 지형이 요구하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2030 AI 국가전략 목표’를 발표하면서 각 대학의 학생 정원에 미달하는 결손 인원을 활용해 AI 관련 학과를 신·증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AI 관련 학과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학내에서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초학문이나 인문계열 정원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SKY(서울·고려·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도 이 문제로 관련 학과 인원이 수년째 요지부동이다. ‘제 살 깎아 먹기’ 식으로 학문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AI 등 첨단학과 인원을 매년 8,000명씩 늘려 10년간 8만명을 추가 양성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방안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상황이다.

반면 AI 기술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관련 학과 개설에 박차를 가하면서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발표한 ‘중국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180개 대학이 AI 학부 과정을 개설했고, 베이징대 등 11개 대학은 AI대학원과 연구원을 설립했다. 관련 연구실적도 급상승 추세다. 중국은 지난해 한 해 AI 관련해 3만여개 특허를 출원했는데 이는 2018년 대비 무려 52.4% 증가한 숫자다. 같은 해 AI 논문은 2만8,700건 발표됐고, 논문의 질도 제고돼 최근 5년간 발표된 AI 논문 인용 순위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18년 내놓은 ‘대학 AI 인재 국제양성계획’ 등에 따라 앞으로 5년간 관련 분야에 1,700조원을 투자해 500명의 AI 교수, 5,000명의 AI 연구자를 육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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