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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니퍼트. 스포츠조선DB
더스틴 니퍼트. 스포츠조선DB
KT 시절 니퍼트. 스포츠조선DB
KT 시절 니퍼트. 스포츠조선DB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더스틴 니퍼트가 다시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파워볼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니퍼트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올라온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잠실 홈’에서 시작한다.

니퍼트의 시구는 뜻 깊다. 그의 야구 인생의 최전성기를 두산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2011년 두산과 계약하며 처음 KBO리그에 입성한 니퍼트는 첫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이후 2017년까지 7시즌 동안 두산에서 뛰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이 재계약 자체가 힘든 것을 감안했을 때 니퍼트와 두산의 ‘장수 동행’은 굉장한 일이었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영광의 시간을 모두 함께 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2016년 통합 우승의 중심에 니퍼트가 있었다. 니퍼트는 2016년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개인 성적과 팀 우승을 모두 다 이뤘다. 그해 두산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니퍼트는 정규 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하며 절정에 올랐다.

2017년까지 두산에서 뛴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이었다. 선수들과의 관계도 매우 돈독했고, 팬들에게도 외국인 선수가 아닌 ‘에이스’로 기억되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2018시즌을 앞두고 두산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니퍼트는 KT 위즈로 이적해 1년을 더 뛰고 현재는 유니폼을 벗은 상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국에서 살고있다. 아내, 아이들과 한국에 머물며 종종 야구장을 찾아 동료들과 반가운 포옹을 나누기도 한다. 그만큼 두산과 니퍼트는 뗄 수 없는 깊은 사이가 됐다.

두산은 이전에도 니퍼트는 시구자로 초청할 생각이었다. 올해 정규 시즌 중 니퍼트에게 시구를 맡기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두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시구자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다리다가 아쉽게 하지 못했다. 이제는 관중들도 들어오시고, 니퍼트가 두산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시구자로 등판하면 뜻깊을거라 생각했고 성사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니퍼트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전해주고, 오랜만에 잠실 구장 마운드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다는 취지다.

물론 두산은 먼저 KT 구단에 양해를 구했다. 두산의 ‘에이스’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니퍼트가 은퇴전 마지막으로 뛴 팀은 KT다. 또 KT도 올해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가을야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KT 구단에 양해를 구한 후 니퍼트의 준플레이오프 시구를 확정지었다. 두산 관계자는 “그래도 마지막 팀은 KT였지 않나. 당연히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수 첫 100승. 영광의 시절을 함께 했던 ‘에이스’의 귀환. 두산은 니퍼트의 기운을 받고 다시 한번 2015년, 2016년의 기억을 재현할 수 있을까.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올 시즌도 바이에른 뮌헨은 강하다. 어느새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등 참가 대회 모두 최다 득점팀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3차전에서 레드불 잘츠부르크에 6-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뮌헨은 3연승을 달리며 조 선두(승점9) 자리를 굳건히 했다.파워볼사이트

전반 시작과 동시에 잘츠부르크의 기습적인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4분 코이타의 슈팅이 굴절되면서 베리샤에게 향했다. 베리샤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뮌헨이 빠른 시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21분 레반도프스키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마무리했다.

뮌헨이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44분 레반도프스키가 뮐러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내줬다. 뮐러의 크로스는 크리스텐센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후반 들어 잘츠부르크가 교체 투입 효과를 봤다. 오쿠가와는 투입 1분 만인 후반 21분 라말류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뮌헨도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0분 코망, 파바르, 톨리소를 빼고 사네, 사르, 마르티테스가 동시에 투입됐다. 결국 뮌헨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보아텡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의 화력이 폭발했다. 후반 38분 상대 패스를 가로챈 뒤 키미히가 사네에게 패스르 내줬고 사네는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43분과 추가시간 1분 레반도프스키, 에르난데스의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는 뮌헨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난 시즌 UCL 챔피언다운 경기력이었다. 뮌헨은 2-2 스코어가 유지되고 있던 후반 막판 불과 12분 만에 4골을 몰아치며 6-2 대승을 거뒀다. 잘츠부르크의 기세가 예상보다 거셌음에도 뮌헨은 흔들리지 않았고, 침착하게 자신들의 경기 운영을 유지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에도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했다. UCL 본선 진출 32개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43득점)을 터뜨렸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파리생제르망도 25득점에 불과했다. 특히 뮌헨은 당시 분데스리가에서도 34경기 100득점을 폭발시킨 바 있다.

레반도스프키, 그나브리, 뮐러 등이 버티고 있는 뮌헨의 화력은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현재 모든 대회를 통틀어 8연승을 달리고 있고, 분데스리가 6경기 24득점, 챔피언스리그 3경기 12득점으로 모두 최다 득점팀에 올라있다. 뮌헨은 이번에도 우승 후보 0순위임에 틀림없다.

2010-2021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고양오리온의 경기가 1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잠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01/
2010-2021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고양오리온의 경기가 1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잠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01/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갑작스러운 강을준 감독의 타 팀 비판, 어떻게 봐야 할까.파워볼게임

고양 오리온은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DB전에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부상병동’ DB의 경기력이 너무 떨어져, 어찌보면 오리온이 행운의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그만큼 오리온의 경기력도 좋지는 않았다.

9년 만에 KBL 무대에 복귀해 그만큼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였을까.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경기 전 특별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오리온의 어려운 팀 상황에 대해 얘기를 했다. 최진수 등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선수들의 훈련 부족과 컨디션 난조 등을 얘기하며 왜 연패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했다. 수차례 “변명같이 들리겠지만”이라고 강조했는데, 사실 다 변명에 가까운 얘기들이었다. 어느 팀에 부상 선수가 없고, 또 어느 팀 외국인 선수들도 코로나19 자가 격리로 인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쉬웠을까.

문제는 강 감독이 공식석상에서 꺼내지 말아야 할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센터 제프 위디를 1옵션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이름값에 2m13 최장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컵대회에서 1경기를 뛰고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못올렸고, 복귀 후에도 매우 부진한 모습이다. DB전에서 11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첫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냉정하게 상대의 골밑이 너무 약한 반사 이익을 얻었다고 봐야했다.

위디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강 감독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른 구단이 구단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없었다”고 했다. 이 말인 즉슨, 원래 뽑으려던 외국인 선수가 있었는데 그 선수가 다른 구단에 가며 차선책인 위디를 뽑았다는 것. 그런데 강 감독의 이 말에는 그 구단이 규정상이든, 도의적인 차원에서든 잘못된 방법으로 선수를 채갔다는 뉘앙스가 풍겨졌다.

실제 오리온은 A구단 B선수를 영입 대상으로 정하고 먼저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B선수 에이전트가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원해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그러자 A구단도 B선수에 접근을 했다. 선수 영입 시장에서 늘상 나올 수 있는 일. 문제는 오리온에 높은 몸값을 요구하던 B선수가 더 낮은 금액에 A구단행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오리온과 강 감독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A구단이 뒷돈을 약속했다고 의심할 수 있다.

A구단 역시 처음에는 B선수의 높은 몸값에 포기를 하려 했으나, 두 번째 외국인 선수인 C를 같은 에이전트가 보유한 선수 중 1명으로 데려오기로 하며 B의 몸값을 조금 낮출 수 있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KBL 구단이 두 사람에 쓸 수 있는 총액 70만달러의 수수료만 벌면 되기에, 각각 선수들의 몸값을 조정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위디를 선택했다. 심지어 A구단이 B선수를 영입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위디에 줬으니 더 화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협상력이 부족해 일어난 결과다. 또 선수 보는 눈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 영입 당시 “위디는 각 구단들이 3~4번째 보험용 카드로 보던 선수였다. 수비는 좋지만 공격에서 큰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없다고 분류됐다. 오리온이 너무 급하게 결정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확실한 물증 없이 경쟁하는 타 팀을 비방하는 발언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오히려 자신들이 위디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꼴이 됐다. 위디가 개막전에 뛰지 못할 때 많은 관계자들이 “부상 외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오리온이 바랄 수 있는 건 위디가 갑작스럽게 골밑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는 것 뿐이다. 위디는 DB전 후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런 선수들과 언제 다시 함께 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올가을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2015년의 기적’이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인 2015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넥센(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 NC와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4승1패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 이후 정규시즌 3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001년 두산과 2015년 두산이 ‘유이’하다. 그래서 두산에 붙는 수식어가 ‘미러클’이다.

기적을 쓴 뒤 두산은 황금기를 보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과 2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격수 김재호(35)는 이 전성기를 이끈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지금까지도 대체 불가 유격수로 두산 내야진을 이끌고 있다.

올해 두산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3위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김재호를 비롯해 오재원,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 등 2015년 영광의 주역들이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 투수는 유희관, 이현승, 윤명준, 함덕주 등이 남았다.

김재호는 “그때(2015년)는 우리가 다 어렸는데, 지금 벌써 5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어떻게 보면 거의 (멤버가) 그대로인데, 나이가 많아졌다”며 새삼 빠르게 흘러간 시간에 놀라워했다. 그사이 부동의 4번타자 김재환, 안방마님 박세혁, 영건 이영하, 박치국, 최원준 등이 가세해 최상의 전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영광의 주역 대부분이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 정수빈, 유희관에 김재호까지 포함돼 있다.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두산이 다 잡기는 무리가 있다. 구단도, 선수들도, 팬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기에 포스트시즌 남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이들에게는 더욱 소중하다. 올해가 최상의 전력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말도 나온다.

▲ 김재호는 올가을 동료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 한희재 기자
▲ 김재호는 올가을 동료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 한희재 기자

김재호는 5년 전 기적의 재연보다 지난 5년의 추억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즐겁게 재미있게 하고 싶다. 그동안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고, 3번의 우승을 해냈다. 그런 과정을 함께한 친구들과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선수들과 언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고, 이제는 (유관중으로 전환돼) 팬들도 함께할 수 있으니까. 친구들과 팬들과 함께 열정을 같이 공감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가을 김재호는 누구보다 크게 세리머니를 펼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정규시즌 부진했던 오재원까지 살아나면서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탔다. 덕분에 두산은 한국시리즈 4전 전승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재호는 “지난해는 아무래도 주장(오재원)이 힘들었고, 팀을 생각해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같이 호응하면 팀 분위기가 살 수 있으니까 거기에 무게를 뒀다. 올해는 앞으로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것 같다. 좋은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추억을 장식할 수 있는 그런 하이파이브를 조금 멋있게 하고 싶다(웃음). 팬들도 같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는 게 사실이니까”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동료들과 더 많은 경기를 치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한 적은 경기를 치러야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김재호는 “준플레이오프를 일단 잘 치러서 위로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일단 준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잘 치를지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든 최소 경기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많이 했으니까 분위기를 어느 정도 안다. 계속 잘하는 게 아니라 결정적일 때, 중요할 때 점수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류현진
류현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2위에 머물었던 류현진은 이번에도 1위를 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함께 후보에 오른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성적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비버는 2020시즌 12경기에 나서 8승1패로 다승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평균자책점(ERA)은 1.63으로, 이 부문 역시 1위다. 탈삼진 부문에서도 77.1이닝에서 122개를 기록했다. 역시 1위다.

다승, ERA, 탈삼진 등 투수 평가 지표만 보면, 사이영상은 ‘따논 당상’이다.

류현진은 12경기에서 5승 2패와 2.69의 ERA를 기록했다. 삼진은 67이닝 동안 72개를 잡았다.

‘비교 불가’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비버와 류현진이 상대했던 팀 수준이 다르다.

2020시즌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해져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소속 지구팀들끼리 대결했다. 서부지구 10개 팀, 중부지구 10개 팀, 동부지구 10개 팀으로 나뉘었다.

종전에는 서부지구에 있더라도 중부지구, 동부지구 팀들과 경기를 했으나 2020시즌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전통적으로, 메이저리그 3대 지구에서 가장 강한 지구는 동부다. 중부지구가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중부지구 소속이다.

중부지구가 약하다는 사실은 팀 타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30개 구단 중 상위 10개 팀 중 무려 9개 팀이 동부(6개)와 서부(3개)에 속해 있다.

하위 10개 팀 중 6개 팀은 중부지구에 속해 있다.

비버는 약한 팀들을 상대한 것이다.

류현진은 강한 팀들을 상대했다. 토론토 수비가 허약한 데다 포수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시즌 내내 고생했다.

비버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 팀들과 상대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비버는 동부지구 뉴욕 양키스와의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4.2이닝 동안 2개 홈런을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맞고 7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재미있는 것은, 2020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3명 중 비버와 마에다 켄타(미네소타 트윈스)가 중부지구 소속이고 류현진은 동부지구 소속인데, 내셔널리그 역시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3명의 선수 중 2명(시카고, 신시내티)이 중부지구 소속이고 1명(뉴욕 메츠)은 동부지구 소속이라는 점이다.

둘째, 비버가 2020시즌 상대한 중부지구 팀은 불과 7개다.

류현진은 동부지구에 소속된 모든 팀을 상대했다.

객관적인 평가를 하려면, 가능한 많은 팀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셋째, 환경이 류현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비버는 클리블랜드 홈구장에서 던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홈이 없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홈구장이 있는 토론토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류현진은 모든 경기가 원정경기였다.

투수는 보통 홈에서 강하고, 원정경기에서는 고전한다. 특히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홈에서 극강이었다.

리그도 달랐다.

줄곧 내셔널리그에 있다가 아메리칸리그에서 던져야 했던 류현진으로서는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비버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넷째, 팀에 대한 공헌도다.

이는 보통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로 평가한다.

류현진의 WAR은 3.0이다. 비버는 3.3이다. 비버가 조금 낫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류현진은 사실상 혼자서 마운드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공격의 도움도 받지 못했고, 수비진들의 어처구니없는 실책과 포수와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음에도 선발투수의 역할을 해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또 류현진은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에이스로서 이를 끊어주는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결론적으로, 류현진은 숫자상의 지표로는 비버를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사이영상 수상자는 겉으로 나타난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류현진이 영화 ‘기생충’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듯, 비버를 누르고 대망의 사이영상을 수상할지 주목된다.

사이영상 수상자는 12일(한국시간) 발표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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